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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량이 (張兩耳:두 귀를 펼쳤다는 말)

어우야담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일자용 장식 (공공누리1)

물에 사는 커다란 뱀 모습의 짐승인데 공격할 때는 물결 가르는 소리를 크게 낸다. 머리에 귀가 둘이 있어서 귀를 활짝 편 모양으로 달려 든다. 그 뱃속에는 또다른 물고기가 본체로 자리 잡고 있는 것처럼 눈이 두 개 있다고 한다. 그것은 여어(黎魚) 혹은 가물치인 듯 하다. 그 뱃속의 모양이 껍데기인 뱀 모양을 조종하는 듯이 움직인다고 볼 수 있다. 큰 연못 물풀 사이에 숨어 살지만 사람에게 당한 원한을 아주 오랜 기간 잊지 않고 사람을 공격한다. 이것의 쓸개는 좋은 약이 된다. 사람에게 공격 받아서 생긴 칼날 조각 같은 것을 몸 한 곳에 가진 채로 오래토록 살아가는 수도 있다.

박명현(朴命賢)이라는 군인이 1589년 경에 근 연못 가에서 놀다가 커다란 여어, 내지는 가물치를 발견했는데, 작은 활촉 깎는 칼로 찔렀더니 물고기가 뛰어 오르며 피해 칼날이 부러뜨리고 도망쳤다. 17년 후, 같은 물가에서 쉬는데 갑자기 물소리가 들려오길래 돌아 보니, 두 귀를 펼친 커다란 뱀이 공격해 오기에 재빨리 피했다. 그리고 말채찍으로 뱀을 공격하고 주변 아이들이 돌을 던져 뱀이 늘어졌는데, 누가 뱀 쓸개는 약이 된다고 해서 배를 갈라 보니, 눈동자 둘이 있고 거기에 칼이 들어갔을 때 쇠 부딛히는 소리가 들리기에 살펴 보니 17년전 공격했던 칼날이 박혀 있었던 것이라고 한다. 옛 사람들 사이에는 여어(黎魚) 혹은 가물치가 뱀이 된다고도 하고 뱀과 통한다는 말이 돌았다고 한다. "어우야담"에 나온다.


* 여어라는 말은 직역하면 까만 물고기라는 뜻인데, 가물치를 뜻하는 말로도 사용합니다. 연못의 물풀 사이에서 발견했다는 첫 대목을 보면, 여기서도 가물치 또는 가물치를 닮은 물고기로 보는 것이 맞아 보입니다. 머리 부분에 이상하게 튀어 나온 부위 같은 것이 있는 뱀 종류가 세상에는 몇 가지가 있는데 그 비슷한 짐승이 다른 물고기를 삼킨 모습을 착각한 것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뱀인데 귀가 있는 형태라는 점에서는 "인갑여전" 항목과도 흡사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가물치과 뱀과 결합한 형태 또는 가물치가 뱀과 비슷한 이상한 것으로 변신한 형태로 아주 오랫 동안 원한을 잊지 않고 있다가 복수하려 했다는 이야기로 볼 수 있으며, 복수하려는 마음을 오래 품고 있었다는 점이 무섭다는 쪽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가물치가 변한 형태라는 것을 보면 전체 모습이 새카만 색이고 물고기를 조금 더 닮은 모양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듯 하며, 뱃 속에 가물치의 눈과 입 모양을 닮은 형체가 그대로 들어 있어서 꿈틀거리거나 따로 움직인다는 식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을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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