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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객 (西川客)

증보 해동이적
문경 봉암사 지증대사탑 부조
문경 봉암사 지증대사탑 부조

온 몸이 깃털로 뒤덮혀 있는 새처럼 자유롭게 날 수 있는 것인데 한편으로는 사람과 비슷하게 생겼고 크기도 보통 사람 크기이다. 얼굴까지 깃털로 덮혀 있다. 날개를 펼치고 건물의 지붕 밑에 자연스럽게 날아 들 수 있다. 어디서 나타나는지 모르지만, 영원히 살거나 천년 이상의 세월 동안 장수한다. 항상 큰 눈이 오기 전에 산 속의 사람이 있는 곳에 나타나서 돌아 다니다가 사라진다. 그래서 사람들이 큰 눈이 올 징조라고 생각할 정도다. 특별히 많은 말을 하지는 않고 말을 할 수 있는 지도 알 수 없지만 얼굴을 보면 눈빛만은 그윽한 사람의 눈 그대로이다. “증보 해동이적”에 금강산에 매번 큰 눈이 오기 전에 나타났다는 이야기가 나와 있다.


* “증보 해동이적”에는 “안시객(安市客)”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지역에서 뭔가가 나타난 사례도 나와 있고 이것이 서천객과 비슷한 것 같다고 되어 있습니다. “안시객”의 경우에는 원래 사람이었다가 깃털에 뒤덥힌 모습으로 변한 형태로 되어 있는데, 고구려와 당나라의 전쟁 때 당 태종 이세민을 따라 안시성 전투에 참여했던 병사가 그곳에 남았다가 어찌저찌 장생의 술법을 익히면서 몸이 변해서 날아갈 수 있는 새 같은 모습이 되었고, 천년이 지난 조선시대까지 살아 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기 입으로 눈물을 흘리며 해 줍니다. 이 안시객은 대한 절기 즈음이 되면 추위를 견디다 못해 민가에 나타나 곁불을 쬔다고 합니다. 이것은 중국에서도 오래전부터 널리 퍼져 있었던 몸에 털이 난 모습으로 변한 영원히 살 수 있는 사람이나, 몸에 깃털이 있는 신선 이야기의 형태를 따르는 이야기로 분류할 수 있겠습니다.

그에 비해, “서천객”은 왜 “서천객”이라고 하는지도 알 수 없다고 되어 있고, 특별히 연원을 말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처음부터 평범한 사람이었는지 어떤지도 알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형태입니다. 안시객과 비슷한 쪽으로 생각해 보면, 서천객의 그윽한 눈빛이라는 것도 슬픈 눈빛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날개 달린 사람과 비슷한 이야기로, 앞서서 “삼국사기”에 실린 이야기를 “양액유우”와 “소여수오승”이라는 제목으로 소개 했던 적이 있는데, “양액유우”는 보통 사람의 몸에 깃털 또는 날개만 달린 형태이고, “소여수오승”은 부리가 있는 사람 아이 크기 만한 새인데 얼굴의 일부 모양이 사람과 비슷한 흉한 것의 형태입니다. “서천객”은 흉한 것 보다는 길한 것에 가깝고 모습도 보통 사람과 새의 중간 형태라서 또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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