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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 (大人)

통원고
분황사 모전석탑 부조
분황사 모전석탑 부조

눈이 하나 밖에 없는 흉폭한 거인으로, 이것이 사는 나라를 가리켜 “대인국(大人國)”이라고 불렀다. 네 다섯 사람을 한 팔에 매달리게 할 수 있다는 묘사로 미루어 보아, 크기는 사람의 세네 배 정도로 상상해 볼 수 있다. 사는 곳에 화로가 있어서 쇠꼬챙이로 불을 뒤적거리는데 여기에 사람을 구워 먹는다. 사람을 굴 같은 곳에 가두어 두고 무게를 가늠해서 무거운 사람부터 잡아 먹는 것을 즐기며, 이때 별다른 양념을 하지는 않는 듯 하다. 몸이 강하여 어지간한 급소는 찔러도 잠을 깨울 수조차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눈이 약점이다. 물 속에서도 매우 잘 다녀서 이것으로부터 탈출할 때 배를 타거나 헤엄쳐 도망치기도 어렵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물건을 제자리에 정리정돈하는 것을 아주 중요시 하기 때문에, 집안 물건을 훔쳐서 도망치면서 여기저기에 내던지면 그것을 정리정돈하는데 바빠서 따라오지 못할 지경이 된다. 남자의 경우, 보통 사람 여자와 혼인해서 지내는 경우도 있고 자식을 낳을 수도 있다. 대인국에서는 한 사람씩의 파수꾼을 외딴 섬에 보내어 지키게 하므로, 만약 이것에 붙잡힌다면 본토로 연락이 가기 전에 도망쳐야만 그나마 도망칠 수 있다. 흑산도에서 표류한 사람이 이것이 사는 섬에 갔다가 이것에게 잡혀서 12명의 자식을 낳았던 조선 여자의 도움으로 탈출한 일이 유만주의 “통원고” 중” 기문”에 나와 있다.

* 어우야담의 “괴외촉천” 대목과 비슷한 바다 바깥의 낯선 섬에서 무서운 거인을 만나는 이야기 틀을 그대로 유지하는 이야기입니다. 좀 더 후대의 “청구야담”에도 먼 바다에서 만나는 거인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그 경우는 “오디세이”의 퀴클롭스 이야기와도 매우 비슷합니다. 청구야담 쪽 이야기가 “오디세이”와 도망치는 장면까지 비슷한 것과 비교해 보자면, 통원고에 실린 이 이야기는 아직 거기까지 닮지는 않았고, 그냥 눈이 하나라는 묘사 정도만 비슷한 수준입니다. 바다에서 만나는 한국의 거인 괴물에 대한 기록 치고는 크기가 그다지 크지는 않은 것도 특징입니다. 상상해 보자면, 나라를 이루고 파수꾼 조직을 만들어 배치해 둔다는 묘사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 거인의 나라에도 그 나라만의 문화가 있어서 이 거인들 나라만의 옷, 장신구, 무기 같은 것이 있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편 그에 비해 거인 자체가 물에서 아주 잘 다닌다는 묘사가 있는 것으로 보아 수영을 잘 할 뿐 대단한 배는 갖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대인국이라는 말 자체는 커다란 사람들이 사는 나라라는 뜻일 뿐으로, 비교적 오래전부터 사용된 사례가 있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삼국사기”에도 바다 건너 “대인국”이 있다는 소문이 있다는 언급은 나옵니다. “삼국사기”에서는 허황된 소문일뿐인 것으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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