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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송 (太古松)

포봉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전 패주 조세걸 필 신선도 중 발췌

그 누구도 생각해 볼 수 없는 아주 머나먼 옛날부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서 자라났다는 소나무로 네 그루가 가까이에 모여 있으며 돌틈 사이에 자라나 있다. 높이는 사람 키의 두 배 정도인데, 어지럽게 구불구불 굽어져 있는 모양이라서, 몇 뼘도 안 되는 길이에도 아홉 번 굽어지고 아홉 번 펴진 곳이 있을 정도의 모양이다. 신비로운 산 꼭대기에 커다란 바위 하나가 움푹 들어가 생긴 연못 같은 곳의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데, 그 연못 한 가운데에는 동그란 작은 섬 같은 것이 있어서 거기에 갈대가 자라 나고 있다.
그 연못에는 옛날 황금 색 게가 살았다고 하며, 바위 절벽 아래에는 땅이 꼭 사람 모양으로 손 발 모양까지 분명하게 꺼진 곳이 있는데, 이곳을 “선인와처(仙人臥處)” 곧 신선이 누웠던 자리라고 해서, 옛날 신선이 그 자리에 머물고 갔다고 한다.
태고송은 아주 긴긴 세월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지만 사람이 괴롭혀서 일부러 없애려고 들면 버틸 수가 없는데, 신기한 것을 구경하러 놀러온 사람들이 껍질을 벗겨 가고 이름을 새겨 놓는 것 때문에 약해 지더니 영조 38년 큰 가뭄이 들었을 때 그만 죽어 버렸다고 한다. 전남 장흥 천관산 포봉에 있었다고 하는 이야기가 위백규의 “포봉기(蒲峯記)”에 나와 있다.

* 대단히 긴 시간 동안 살아 남은 나무가 이상한 모양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평범한 사람의 장난으로어처구니 없게 죽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극적인 데가 있습니다. 산 속 높은 곳의 연못 모양에서 살고 있는 황금색 게도 진귀한 느낌이 있습니다. 한편 신선이 누운 자리 모양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것은, 바닥에 누울 때 정확하게 자기 몸에 꼭 들어 맞는 자리를 만들고 거기에 딱 맞게 들어 가서 누워야만 쉴 수 있다거나 힘을 얻게 된다거나 하는 이상한 사람들을 상상해 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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