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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오거사 (靑烏居士, 웅정 熊精)

정조실록
김홍도필 군선도 중 발췌

깨달음을 얻은 곰이 지혜와 장수하는 법을 얻은 뒤에 사람과 비슷한 형체로 변한 것이다. 얼굴이 흐리고 머리털이 까맣다. 수 백년, 수 천년 동안 살아 갈 수 있다. 나타난 것은 스스로 나이를 4백살이라고 밝혔다.

* "정조 실록"의 1785년에 해당하는 내용을 보면, 문양해라는 사람과 그 주변 사람들이 이상한 예언과 기이한 술법을 내세우면서 반란을 일으킬 모의를 했다는 죄로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 조사 내용 중에 어떤 사람이 사슴이 사람 모양으로 변한 것과 함께 곰이 사람 모양으로 변한 것, 웅정, 곧 청오거사를 만나 보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내용 자체는 허황된 이야기로 사람들을 속이면서 세상을 어지럽게 하고 반란을 일으킬 궁리를 했다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그 무렵 사람들이 신선이나 짐승이 변한 신령스러운 것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소문으로 퍼뜨렸는지, 당시 사람들에게 어떤 이야기라면 그럴 듯하다고 여길 만 했는지 짐작해 볼만한 단서가 되는 내용일 것입니다.
녹정에 관한 이야기는 비교적 상세하고 녹정이 세상사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 것도 실려 있는데 비해, 웅정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는 편입니다. 그러고 보면, 웅정은 녹정에 비해 과묵하고 말이 없는 편이며, 한편으로 세상 일에 관심 없이 깊은 산 속에서 조용히 사는 것만 좋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서도 녹정과 함께 어울려 다니는 것을 보면 좀 더 말이 많고 꾀가 많은 성격의 녹정과 친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고, 녹정이 최치원에게 우연히 신선술을 배우게 된 사슴이라는 사연이 나와 있는 것을 보면 웅정은 신선술을 배운 사슴에게 다시 신선술을 배운 곰이었다고 상상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름을 청오거사라고 칭한 것을 보면, 검은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을 좋아했다거나 검은 털이 몸에 많은 편이었다고 짐작해 볼 수도 있을 것이고, 곰이 사람 모양으로 변한 것이라는 점을 특징으로 상상해 보자면 덩치가 크고 힘이 세고 물고기를 잘 잡고 꿀을 좋아한다는 등의 특징을 상상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한편, 17세기말의 사전인 “역어유해”를 보면, 버드나무의 정기에서 생긴 괴물(柳樹精), 불교의 괴물인 "야차(夜叉)"의 정기에서 생긴 괴물(夜叉精), 여우나 살쾡이의 정기에서 생긴 괴물(狐狸精)을 모두 "독갑이", 즉 도깨비라고 번역하고 있는데, 이 관습을 따른다면 이름인 “웅정”이라는 말은 “곰도깨비”라는 식으로 번역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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