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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채충 (勞瘵蟲)

광제비급


국가민속문화재41호 운봉수향낭

폐병을 생기게 하는 벌레로 모양은 문드러진 국수 가닥, 말꼬리, 두꺼비, 호랑나비 등을 닮은 이상한 모양이다. 세 사람을 전염시키면 점차 귀신 모양으로 변한다고 했으니, 사람의 모양을 닮기도 했을 것이다. 날개짓하며 날아갈 수도 있다. 그 입 모양은 검은색, 흰색, 붉은색인데, 검은 색이면 사람의 신(腎)을 파먹던 것이고, 흰색이면 사람의 기름막을 파먹던 것이고, 붉은 색이면 혈맥을 파먹던 것이다. 사람의 코로 드나드는데, 지독한 것은 그렇게 이 사람 저 사람을 돌며 폐병을 옮겨서 온 가족을 죽게 만든다. 그래서 사람들이 천형(天刑), 곧 하늘이 내린 형벌이라고 부른다. 죽은 사람 몸에서 버틸 수 있어 무덤 속의 관 안에 여러 마리가 가득차기도 한다. 사람이 지나치게 문란하게 색을 좋아하면 그 자손에게 나중에 이것이 나타난다고 하기도 하고, 풍수지리를 거슬러 묘자리나 집자리를 잘못쓰면 이것이 나타난다고도 한다. "광제비급"에 나와 있다.


* "노채"란 옛날 사람들이 생각한 기력이 쇠하여 죽는 병인데 현대에는 결핵의 말기 증상과 무척 비슷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옛날 중국의 의학 기록에서는 어떤 벌레가 사람 몸 속에 들어가면 노채가 생긴다고 했고 이것이 일찍부터 전해졌는데, 조선 후기의 의학 서적인 "광제비급"에서는 조선에서 그 모양과 특성에 대해서 보고 들은 것을 독특하게 정리해 두고 있습니다. “광제비급”에 실린 전설에는 삼등(三登)에 사는 이씨라는 사람의 이야기가 덧붙여져 있는데, 노채에 걸린 사람들이 죽는 것을 보고 이씨가 이장한 한 무덤에 가서 다시 파 봤더니 그 안에 호랑나비 같은 벌레가 가득했고 그 후에 온 집안 사람들이 다 죽었다고 합니다.

한편 "광제비급"에는 흰 개를 기이한 것으로 여겨, 흰 개를 이용하면 전염병을 옮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전염병에 걸려 거의 죽어가려는 사람을 병풍을 친 방에 옮기고 흰 개와 같이 둔 후에 문을 닫고 창문을 잘 봉해 둔 뒤에 며칠 후에 보면, 사람은 죽어 있고 흰 개는 살아 있다고 합니다. 이후부터는 병이 개들 사이에 돌고 사람 사이에는 돌지 않아 전염병을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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