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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면 (復有面: 얼굴이 또 하나 더 있다는 뜻)

지봉유설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팔부중 석탑 면석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팔부중 석탑 면석

사람인데 얼굴이 두 개가 달려 있어서 목 부분에 얼굴이 하나가 더 있다. 또는 이마 혹은 정수리 부분에 얼굴이 하나가 더 있는 수도 있다. 동해 방향으로 멀리 떨어진 이상한 바다 건너 나라에 사는 족속이다. 배를 타고 다니는 것을 잘 하며, 말을 할 줄 알고 사납지 않은 어느 정도 발달된 족속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알려진 말과 말이 통하지는 않는다. 음식에 대해 특이한 예의를 갖추는 습속이 있기 때문인지, 혹은 보통 사람들이 잘 먹지 않는 음식만을 먹고 살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보통 사람들이 주는 음식은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먹을 수 없다. 때문에, 보통 사람들이 먹는 음식만 있는 곳에서는 굶어 죽게 된다. 3세기 무렵에 옥저 지역에서 목격된 이야기가 “지봉유설”에 나와 있다.


* 한국사의 옥저에서 신기한 것이 목격 되었다는 이야기는 본래 중국의 역사서 “삼국지”에 가장 먼저 실려 있는 것입니다. 서기 245년 무렵 무렵 고구려는 조조, 조비, 조예 등 무리의 부하였던 위나라 관구검 무리의 침입을 받습니다. 이 무리는 당시 고구려의 세력이 미치던 지역의 동쪽 끝이라고 할 수 있는 옥저까지 쳐들어 오게 됩니다. 이들은 동쪽 세상 끝까지 왔다고 생각한 것인지, 그곳에서 사람들에게 동쪽 바다 건너에는 무엇이 있는지 물어 보는데, 그때 옥저의 한 노인이, 여인들만 사는 나라, 거인들의 나라, 매년 7월 여자를 제물로 물에 빠뜨리는 나라 등이 있다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난파되어 해안에 밀려온 배 한 척이 있었는데, 그것을 타고 있는 사람의 목 부분에 얼굴이 하나 더 달려 있었다는 말을 하고, 말이 통하지 않았고, 음식을 먹지 않다가 죽었다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이 중국 기록 속의 이야기는 제법 알려져서 “지봉유설”이라든가 “연려실기술” 같은 한국계 기록에도 알려져 실려 있게 된 것입니다.

다만 본래 “삼국지”에서는 목이라는 뜻의 “항(項)”자를 써서, 목에 얼굴이 하나 더 있다고 했는데, 이것이 글자가 잘못 읽힌 탓인지 “후한서” 등 이후 문헌에서는 흔히 이마, 정수리라는 뜻의 “정(頂)”자를 써서, 이마 또는 정수리에 얼굴이 하나 더 있다고 쓴 경우가 있습니다. “지봉유설”의 경우에도 “이마 또는 정수리에 얼굴이 하나 더 있다”는 쪽 글을 옮겨 놓고 있습니다.

괴상한 모양의 이상한 종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만,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 특이한 형태로 되어 있어 얼굴 모양처럼 보이는 투구나 장신구를 목이나 이마에 두른 사람을 보고 착각한 것이라거나, 혹은 이마나 목에 정교한 문신 같은 것을 새긴 사람을 보고 착각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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