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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호 (黑虎)

학산한언
예산 수덕사 산신 탱화
예산 수덕사 산신 탱화

커다란 호랑이와 같은 것으로 색깔이 검은 빛이며 매우 포악하고 나이도 많으며 생김새도 흉칙하다. 여러 사람을 잡아 먹어 일대를 전멸시키고 나서도 깊은 산 속에 숨어 살아 가는 경우도 있다. 얼굴이 흉악하게 생겼고 특히 눈빛이 무서운데, 눈에서 빛을 뿜는 것이 횃불처럼 느껴질 정도다. 게다가 특이하게도 사람이 쇠붙이, 무기를 갖고 있는 것을 미리 느낄 수 있는 습성이 있어서, 만약이 총이나 칼로 무장을 하고 다가가면 멀리 도망쳐 버리기 때문에 잡을 수가 없다. 그러므로 만약 이것을 사냥하려면 맨손으로 싸워서 죽이는 수 밖에 없다. 이수기라는 사람이 산속에서 홀로 살아가는 한 사람과 힘을 합쳐 맨손으로 싸운 끝에 이것을 잡은 이야기가 “학산한언”에 실려 있다.

* 이수기와 산 속의 남자가 함께 흑호를 잡은 이야기는 “청구야담”에도 실려 있어서 상대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편입니다. 그런데 같은 이야기가 시대를 앞서는 “학산한언”에 그대로 나와 있습니다. 이로 보아 옛날에도 어느 정도 알려진 이야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 합니다. 중국의 "사신"이나 풍수설에서 나온 "좌청룡 우백호"는 아주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만, 그에 비해 막상 그 백호에 관한 사연이나 전설 같은 것이 한국에 기록으로 남아 있는 사례는 의외로 드문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비해 흑호에 대한 이야기가 재미난 것이 하나 남아 퍼졌다는 점은 눈길을 끕니다.

유난히 색깔이 어둡거나 검은 빛이 감도는 호랑이는 돌연변이 형태로 실제로 우연히 나타나는 수도 있으며, “흑호” 또는 검은 호랑이가 중국계 전설에서 언급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 속의 사납고 신기한 묘사, 습성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함부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신중히 숨어 있으며, 총이나 칼 같은 무기를 멀리서도 알아 채고 피하기 때문에 잡으려면 맨손으로 싸울 수 밖에 없다는 점은 그리스 신화에서 특이한 괴물을 잡는 용사 이야기를 연상케 하는 점도 있어서 재밌습니다.

막상 원래 이야기 본문을 읽어 보면 산 속의 남자가 맨손으로 흑호를 상대하는 사이에 이수기가 몰래 숨겨서 갖고 있던 작은 칼로 제압한다고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어떤 방법으로 잘 숨기면 작은 무기 하나 정도는 감출 수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외에도 본문의 묘사를 보면, 괜히 흑호가 사는 곳 근처에 이상하게 생긴 바위가 있다는 것이라든가, 흑호가 나타날 때 자욱하게 모래 먼지가 일어서 어둑어둑할 정도였다는 내용, 휘파람을 불자 그것을 마치 결투 신청처럼 느끼고 흑호가 나타났다는 내용도 있는데, 이 역시 흑호의 습성이나 모습을 상상할 단초가 될 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면 바위 위나 바위 굴 속에서 사는 습성이 있으며, 주위를 모래 바람으로 어둡게 하는 힘도 갖고 있다는 식으로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래 결제선 아래에는 간단한 맺음말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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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텍스트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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